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가서 고혹성에게 10초간 터치다운… 태양계

 나사탐사선 소행성 베누 에 착륙=21일 오전 7시 12분(한국시간) 8억달러(약 9112억원)가 투자된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 탐사선 ‘오실리스렉스’가 소행성 베누에 착륙했다. 2016년 9월 발사된 뒤 4년 만의 착륙이지만 베누에 머무는 시간은 로봇팔을 잠시 땅에 갖다대는 10초 정도에 그쳤다. 착륙이라기보다 한참 찍고 돌아오는 터치다운에 가까웠다. 이 짧은 시간에 탐사선은 베누의 시료를 채취해 3년 뒤 지구로 귀환한다. 도대체 탐사선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날 이번 착륙에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일까.

◇4년 비행 후, 단 10초 도착 육상 ‘ 오시리스-렉스’는 베누가 지구와 달 사이 거리만큼 근접해 있던 2016년 9월에 발사돼 2018년 12월에 베누 궤도에 도착했다. 베누는 지구와 화성 사이 거리의 5배인 3억3400만 km 떨어져 있다. 거리 때문에 지구와의 통신도 18분의 차이가 난다.

베누는 폭이 500m 정도인 다이아몬드 모양의 소행성이다.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비슷한 크기다. 이날 착륙은 16m 폭의 충돌구인 나이팅게일에서 이뤄졌다. 당초 NASA 과학자들은 베누 표면이 매끄러워 착륙이 쉬울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2018년 궤도를 타고 관측해 보니 사방에 큰 암석 200여 개가 흩어져 있었다.

‘죽음의 산'(Mount Doom)이라는 이름의 암석은 나이팅게일 충돌구에서 보면 2층 규모로 보인다고 나사 연구진은 말했다. 게다가 태양에서 불어오는 고에너지 입자들은 끊임없이 베누 표면에서 동전 크기의 작은 자갈을 튕겨낸다. 이들을 피해 찾은 착륙지는 승합차만 한 크기의 탐사선이 비로소 내릴 수 있는 공간을 갖췄다.

탐사의 핵심은 암석에 대한 시료 채취이다. 이번 임무에 성공하면 미국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소행성 표본 채집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 오시리스-렉스는 나이팅게일 충돌구로 내려가면서 3.3m 길이의 로봇팔을 펼쳤다. 로봇의 팔 끝은 청소 로봇 형태로 착륙한 뒤 질소 가스를 땅에 분사한다. 가스의 힘으로 공중에 떠오른 동전 크기의 자갈을 흡입한 뒤 곧바로 이륙한다. 착륙시간은 1015초 정도로 추정된다.

나사과학자는 최저 60g에서 1kg의 암석 시료를 채집하는 것이 목표다. 60g보다 조금 모자라도 문제는 없지만 40g 이하면 2차 채집이 불가피하다.

두 번째 착륙은 내년 1월 오스프리 지역에서 이뤄진다. 나이팅게일 충돌구는 이미 질소가스로 땅을 쓸어 채집할 시료가 없기 때문이다. 2차 채집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오시리스-렉스는 내년 3월 지구로 방향을 틀어 2023년 말 미국 유타 주에 암석 시료가 담긴 캡슐을 투하할 예정이다.

◇태양계 형성 초기의 모습을 보여주듯 오시리스 렉스의 이름은 기원과 스펙트럼 해석, 자원 확인, 안전, 암석 탐사자라는 영문 머리글자를 땄다. 말 그대로 소행성의 암석을 분석하고 기원을 추적해 지구 충돌에 대비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가 형성된 약 46억 년 전 목성의 소행성대에 있던 천체가 베누의 모체였고 나중에 10억 년 전 다른 소행성과 충돌해 지금의 베누가 분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베누를 분석하면 결국 태양계 초기의 모습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베누에는 유기물질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일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베누에서 탄산염이 함유된 광맥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탐사선이 베누 표면의 암석으로 밝게 빛나는 부분을 포착했는데 그 안에 탄산염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탄산염 광맥도 태양계의 초기 모체로 고온의 물이 순환할 때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나사고다드연구센터의 한나 카플란 박사는 탄산염은 액체가 베누의 모체 전체를 덮을 정도의 대규모로 흘러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번 탐사의 수석연구자인 애리조나대 단테 로레타 교수는 9일 사이언스 인터뷰에서 태양계 초기 천체에서 물이 풍부했다는 것은 수십억 년 전 베누와 같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물을 전달했다는 가설과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베누의 구성성분을 자세히 알면 나중에 지구 충돌 위험이 발생했을 때 피할 방법도 찾을 수 있다.

과학자들은 오시리스-렉스의 시료 캡슐이 지구에 도착하면 올해 말 지구로 돌아오는 일본 하야부사 2호의 채집 시료와 비교하는 연구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행성 류그는 베누보다 물이 풍부했던 당시 물질을 적게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런던대 호이산찬 교수는 16일 네이처 인터뷰에서 두 시료를 비교할 때 소행성에서 물의 작용과 유기물질 형성 과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4년 발사된 하야부사 2호는 지름 900m의 소행성 용구에서 시료를 채집해 현재 지구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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